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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가챠 게임 ‘무지개빛 연출’의 법칙
    ARTICLE/GAME 2021. 2. 12. 22:48

    ‘사전 결제식 가상통화’라는 법적인 이름을 가진, 소셜 게임의 과금 돌. 보통 대충 이렇게 생긴 무지개색 보석이다.


    가챠 게임 재미있지요.

    가챠’는 모바일 게임, 특히 일본산 모바일 게임의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뽑기’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카드, 캐릭터 등)에 등급을 부여해 놓고,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진행할 수 있는 ‘가챠’에서 확률적으로 지급한다. 이때, 당연하게도 가장 좋은 아이템의 등장 확률은 낮고, 흔한 아이템은 빈번하게 등장한다. 한 번 뽑기를 할 때마다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300엔으로 최고 등급의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지만, 물론 그런 행운이 쉽게 찾아오지는 않는다. 보통의 경우는 뽑기 버튼을 누르고, 시시한 결과 화면을 마주하여 ‘흔한 아이템’을 얻고 끝난다. 

    참고로 일본의 경품 표시법에 의거, 가챠에서 등장하는 모든 아이템은 이론상 가격이 전부 같다. 뽑기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300엔을 지불하고, 그 결과 뭐가 됐든 아이템을 한 가지씩 얻어간다. 어떤 아이템을 받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건 유저의 감정 문제지 법적인 해석이 개입할 여지는 없는 것이다. 

    덤덤하게 늘어 놓으면 이보다 더 허무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이 가챠는 일본 게임의 매출을 굳건하게 견인하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며, 등장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체재를 찾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함을 갖고 있다. ‘곧 가챠 모델(루트박스)은 법적으로 금지될 것이다’, ‘가챠의 본질은 도박이다’ 등등의 걱정과 우려, 비난이 많이 있어 왔지만, 가챠는 없어지기는커녕 점점 더 화려하고 휘황찬란하게 진화해 왔다. 
    초기 소셜 게임에서 가챠가 좋은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챠도 엄연히 한 콘텐츠라는 인상을 주는 게임이 늘어났다. 가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 매력적이라서가 아니라, 가챠를 실행하는 행위 자체가 즐거워서 가챠를 돌리는 것도 있을 법한 일인 것이다. 

     

    월드 플리퍼의 가챠 연출. 저 빛나는 구슬에 공이 닿아야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데...(열받음)

     

    가챠 연출이란?

     

    가챠를 뽑을 때 기대감과 흥분감을 전해 주기 위한 이펙트를 말한다. 가챠 버튼을 누르면 보물 상자가 열리고, 그 상자에서 빛이 쏟아지면서 아이템이 등장하는 장면을 생각하면 알기 쉽다. 

    요즘 게임은 상자에 보물이 들어있는 전형적인 이미지를 탈피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을 만든다. 위에 첨부한 '월드 플리퍼'의 가챠 연출도 그 예 중 하나다. 

    월드 플리퍼는 Cygames에서 만든 레트로 핀볼 게임이다. '핀볼'을 테마로 한 게임과 어울리게, 가챠 연출도 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연출했다. 밑에서 스프링과 함께 쏘아올려진 공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 핀 사이로 마구마구 지나간다. 핀을 다 지나 맨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이 연출의 끝이다. 그리고, 핀을 지나는 도중에 딱 봐도 좋아 보이는 '빛나는 구슬'에 부딫히면 좋은 아이템을 얻는다. 

    결과는 보다시피... 빛나는 구슬, 즉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는 공이 핀을 요리조리 피해 가다가 끝난다. 

     

    아, 참고로 이 가챠 연출은 유저가 조작할 수 없다. 이게 뭔 말이냐면, 공을 쏘아올리는 힘이나 각도를 유저가 조절할 수도 없고, 떨어지는 공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유저가 할 수 있는 조작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다. 가챠 버튼을 누르는 순간(=돈을 낸 순간) 확률 추첨은 진행되었고, 이미 결과는 결정되어 있다. 이 가챠 연출은, 결정되어 있는 결과를 극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임의로 재생되는 일종의 동영상과 같은 개념이다. 

     

    월드 플리퍼의 가챠 연출은 등장하자마자 유저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연출 자체가 너무 긴장감 넘치고 스릴 있고 퀄리티가 높다. 몰입도가 심하게 높아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음에도) 분한 마음이 든다. 그냥 열 개의 보물상자가 빛을 뿜으며 열리는 정도의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가챠 자체를 즐거운 볼거리로 만든 공들인 연출이었다. 

    그런데 이 가챠 연출이 화제가 된 건 단지 '잘 만든' 연출이라는 이유뿐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좀 더 노골적인, '이건 진짜 너무한다'는 의견도 엄청나게 빗발쳤다. 월드 플리퍼의 가챠 연출이, 소위 말하는 '파친코' 연출을 대놓고 사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가챠와 파친코

     

    파친코는 일본인의 삶에 깊게 자리잡은 서민 오락의 한 종류다. 일단 일본의 법적 구분으로는 오락실과 유사한 '놀이'의 한 종류로 구분되어 있다. 파친코가 진짜 오락실과 구분되는 지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법적으로는 '도박이 아닌' '건전한' '오락'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파친코는 일본인의 생활에 아주 친숙한데, 어느 정도냐 하면, 큰 역 주변에는 약간 과장하여 두 걸음마다 한 집씩 파친코 매장이 있고, 아무리 작은 역이라도 파친코는 꼭 두세 개씩 있고, 철도역이 없고 버스 정류장만 있는 동네에도 파친코는 있고, 심지어는 버스 정류장도 없고 허허벌판만 있는 시골길에도 파친코가 있다. 

     

    ※ 파친코가 이렇게 일본에서 깊이 자리잡게 된 것에는 간단히 말하기 힘든 역사적 이유가 있다. 이 글에서 그 역사를 설명하지는 않지만, 궁금한 사람은 다음 책을 읽어 보면 좋다. 전미 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고, 뉴욕 타임즈 등 유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화제의 도서.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다. 

     

    파친코 1

    파친코 1

    이민진 저/이미정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자이니치들의도전과 생존의 역사 『파친코』‘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이 강렬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소설 『파친코』는 내국인이면서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자이니치(재일동포)들의 처절한 생애를 깊이 있는 필체로 담아낸, 작가 이민진의 혼이 담긴 수작이다. 한국계...

     

    한국인에게 좀 더 와닿기 쉽게 설명하자면, '바다 이야기' 같은 게 노래방 수준으로 전국 곳곳에 퍼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파친코는 확률에 따라 거의 모든 결과가 결정되는 기계식 오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작은 버튼 한두 개를 누르는 정도로 간단하고, 오락의 결과 투입한 구슬의 양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 단지 그뿐이다.

    바다 이야기가 구슬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 도박'이라 한국에서는 문제가 되었는데, 일본의 파친코에서 게임의 결과 늘어난 구슬은 ✌️돈으로 바꿀 수는 없고✌️ 그냥 다음 번에 또 파친코를 할 때 쓸 수 있는 코인의 개념이라고 한다. 😉 일단 법적으로는 그렇다. 😊 그렇다고 한다.

    네... (자세한 말은 하지 않을게요)

     

    어쨌든 이 '구슬'이라는 개념은 파친코에서 절대 뺄 수 없는 요소로, 이것은 게임을 하게 해 주는 코인임과 동시에, 게임의 목적이 되는 핵심 아이템이다. 구슬을 정해진 구멍에 넣는다! 그러면 대박이 난다! 는 간단한 규칙으로 시작하는 파친코에 있어서, 구슬이란 빼놓을 수 없는 중요 모티브인 것이다. 

    월드 플리퍼가 아무리 핀볼 콘셉트라고 하여도, 안 그래도 도박이니 아니니 말 많은 가챠 연출에 노골적으로 구슬을 등장시킨 것은 그렇게 온화하게 받아들여질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심지어 이 은유는 파친코를 실제로 즐기는 사람만 눈치챌 수 있는 은밀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어릴 적부터 오래도록 파친코 문화에 노출된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다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게 더 흥미로웠다. 

     

     

    가챠 연출에 녹아든 파친코 문법

     

    어쩌다 구슬 모티브를 사용한 '월드 플리퍼'는 그 노골성이 더 드러나긴 했는데, 사실 은연중에 거의 대부분의 가챠 게임은 파친코의 문법을 공유한다. 너무 익숙해서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 내가 관찰한 '가챠 연출에 녹아든 파친코 문법'을 몇 개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연출 차분의 법칙성

    배출되는 아이템이 다르면 재생되는 연출의 화려함도 다른 것은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이 연출의 차분difference에도 규칙이 있다. 

     

    [허접한 아이템] 아무 색이 없음(은색이나 하얀색)

    [그럭저럭 괜찮은 아이템] 파란색, 초록색

    [좋은 아이템] 붉은색, 금색

    [진짜 좋은 아이템] 무지개색

     

    좋아하는 모바일 게임의 가챠 연출을 떠올려 보면 쉽게 감이 올 것이다. 가장 좋은 카드나 아이템이 등장할 때, 배경이 무지개빛으로 휩싸이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무지개빛'은 딱 봐도 좋아 보이니까 최고 등급에 어울린다는 말은 실로 타당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 밑 등급의 파란색, 붉은색 등의 순서다. 이 순서가 바로 파친코의 연출에 빈번하게 사용되는 '연출 차분'의 순서이기 때문이다. 

     

    파친코도 여러 기계가 있고, 다양한 연출이 존재하니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파친코에서 사용되는 여러 색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다음과 같다. 

     

    은색 < 파란색 < 노란색 < 초록색 < 보라색 < 붉은색 < 금색 < 무지개색

     

    은색일 때는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그냥 구슬 먹는 기계였다가, 초록색쯤 되면 뭔가 다음 스테이지(확률이 좀 더 높은)로 올라왔다는 느낌이 생기고, 보라색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긴장하고, 붉은색이면 흥분했다가, 금색이 나오면 환희하고, 무지개색이 나오면 아드레날린이 미친듯이 분출되어 불타 버린다.

     

    파친코의 연출 차분과 모바일 게임의 가차 연출이 겹치는 건 우연이 아니다. 가챠 모델로 게임을 만들어 양산하기 시작했을 때 적극적으로 파친코 연출을 도입한 것이다. 모바일 게임에는 파친코만큼 세세한 등급이 존재하지 않아서, 이미지가 확실한 일부 색상만을 차용한 경우가 많이 있지만(그 과정에서 동-은-금-무지개 등으로 변형이 있는 케이스도 많이 있지만), 어쨌든 이 연출에 '차분'을 주고, 그 차분을 색상으로 구분한다는 발상 자체는 파친코에서 유래되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확변(확률 변동)

    가챠를 했더니 상자에서 파란 빛이 나왔다. 실망스러웠는데, 상자가 열리면서 갑자기 폭발하더니 파란 빛이 무지개 빛으로 바뀌었다!

    ...하는 연출을 적용한 게임은 적지 않다. 처음에 실망스러운 연출을 보여주고, 조금 지나서 '확률이 올라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을 일부러 집어넣는 것. 상자의 빛이 바뀌고, 쏟아져 나오던 별이 빙그르르 돌더니 무지개 별로 진화하고, 밋밋한 흰 카드를 뒤집었더니 무지개가 쏟아지고, 화면에 캐릭터가 뒤늦게 등장해 무지개빛을 몰고 오기도 한다. 

     

    이렇게 가챠의 긴장감을 더해 주는 연출을 '확변 연출'이라고 부르는데, 이 역시 용어부터 시작해 연출 자체가 파친코에서 유래했다. 

    구슬을 집어넣은 그 순간 출력된 연출로 결과를 알아 버리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땐 즉시 실망해 버리는 '시시함'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로서, 좀 더 오래 손에 땀을 쥐게 할 수 있는, 좀 더 희망을 갖고 구슬을 집어넣을 수 있는 연출로서 확변 연출이 사용된다. 

    누가 가챠 게임에 처음 '확변'을 넣고자 생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파친코에서 돈 쓰는 체험 한두 번 해 본 게 아닐 거라고 짐작만 하고 있다. 

     

    중요한 건 이 '확변 연출'이 등장하는 것이 실제 확률의 변동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연출이다. 실제 추첨 결과는 돈을 지불한 순간 컴퓨터 로직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 그 후 결정된 결과를 '평범하게' 보여 줄 것인지, '좀 더 긴장감 있게' 보여 줄 것인지를 또 확률 등에 의해 결정해서, 그 연출을 그대로 재생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그 외 자잘한 요소들 

    가챠로 좋은 캐릭터가 나왔을 때, 캐릭터가 한 마디씩 대사를 하는 것.

    캐릭터의 명장면을 컷신으로 삽입해 재생하는 것.

    캐릭터의 일부분을 먼저 줌인하여 보여주다가 점점 전체를 보여주는 것.

     

    가챠를 화려하고 의미 있게 보이게 하는, 그럼으로써 '긴장감 있게' '즐겁게' 보이게 하는 연출은 대부분 모바일 게임에서 적용되기 전에 파친코에서 다 한 번씩 사용되었던 연출이다. 당연하다. 모바일 게임은 가챠 이외의 콘텐츠(축구 게임이라면 축구 경기, 알피지 게임이라면 전투 등)로 즐거움을 전달하는 게 중요한 서비스지만, 파친코는 추첨과 연출 그 자체의 쾌감이 메인 콘텐츠가 된 오락이다.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더 긴장감 있게, 돈 쓴 만큼 만족을 얻어 가게, 더 돈을 쓰게 만들까 수십 년간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가 파친코에 다 들어 있다. 

    후발 주자인 모바일 가챠 게임이 굳이 새로운 연구를 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가챠 연출은 이미 충분히 레퍼런스가 쌓여 있다. 

     

     

    가챠와 긴장감

    모바일 게임 '프린세스 코넥트 Re:Dive'에서 특이한 옵션을 내놓은 적이 있다. 가챠 연출이 재생되기 전에 'Now Loading'을 무조건 표시하게 하는 옵션이다. 

    어디에 쓰는지 용도가 묘연한 이 옵션의 정체는 '가챠의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옵션'이다.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내가 갖고 있지 않는 새로운 아이템>이 당첨되었을 경우, 그 아이템 데이터를 다운로드 하기 위한 '로딩'이 발생한다. 이건 아무리 연출을 화려하게 만들어도 피할 수 없는 구조상의 문제다. 이 문제를 피하려면 가챠를 시작하기 전에 게임 내의 모든 아이템이나 카드를 전부 다운로드 시켜 놓고, 당첨된 경우에만 제공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 방법은 앱 용량을 불필요하게 크게 만들고 데이터 파싱의 위험을 높이는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무조건 로딩을 발생시키는 옵션이 없다면, 가챠 연출이 시작되기 전에 로딩의 유무로 '아, 내가 또 중복 아이템에 당첨되었구나'를 알아 버려서 김이 새 버린다. 아무리 화려하고 보기 좋은 연출을 재생해도 결과를 알고 있다면 긴장감이고 뭐고 없다.

    <돈 주고 가챠하는데, 그만큼 스릴 있는 체험을 하고 싶다!>는 니즈의 결과가 '무조건 로딩 발생 옵션'인 것이다. 

     

    돈 주고 긴장감을 사는 행위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나라, 일본. 가챠 연출과 파친코의 유사성을 탐구하는 것은 참 재미있다 ☺️

    (나는 파친코에 대한 모든 지식을 책과 동영상과 지인의 경험으로만 배웠다. 실제로 파친코를 해 본 적은 없다. 경험해 봐야만 지식이 쌓이는 건 아니라지만, 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이 정도로 지식을 쌓을 수 있을 정도로 파친코가 보급된 사회라니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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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ES